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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말레이시아 4년

코타키나발루 선발대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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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대 실장님의 이야기 -


 

둘째 날 아침 5시에 일어나

5시 30분에 숙소 앞에서 셔틀을 탔다.

셔틀에는 안내하는 가이드와 나 그리고 운전사 뿐이었다.

11인승 학교 스쿨버스 규모의 밴이었는데, 이렇게 장사해서 남나 싶기도 했고

현지인보다 외국인이 3배나 비싸다는 말을 어디서 들었는데

이러한 가격으로 마진을 남기는 것은 아닐지 생각되었다.

그렇게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 차창 밖 풍경없는 어두운 길을 가다 보니

지루했는지 혹은 일찍 일어나 노곤했던지 잠이 들고 말았다.

가이드가 나를 깨워 눈을 떠보니

 어느새 키나발루 국립공원의 입구에 도착하였다.

키나발루의 숙소가 있는 탄중아루 쪽에서 1시간 30분 정도가 걸렸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보니 탄중아루에서 상당히 먼 거리인데

패키지 상품으로 안 왔으면 돌아갈 때 그랩이 잡히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했다. 

입산을 위한 등록을 하고 6킬로 거리의 3200고지의 산장을 향해 올라갔다.

처음 코스는 빠르게 올라갔다.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와 다르게 키나발루는 보는 재미를 선사해주는 길은 아니었다.

그리고 중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서쌤이 챙겨준 우비를 꺼내 입었다.

가뜩이나 습하고 땀이 나는데 통풍이 잘 안되는 우비까지 입으니

산행 차림이 불편했다.

역시나 가이드는 빗 속 산행이 익숙한지 우산을 꺼내 받쳐 들고는 여유있게 올라갔다.

'우산을 가져와야 하는구나.'라고 생각하며

가이드를 따라 갔다.

그렇게 쉽지 않고 지루한 코스에 지칠 무렵, 가이드가 점심을 먹자고 했다.

점심을 먹고 조금 느린 페이스로 더 올라가니 출발한지 약 5시간 만에 산장에 도착했다.

산장에 와서 보니 그 날 산행자들 중에서 내가 중간 정도 페이스였던 것 같다.

산장은 3200미터 고지에 있어 제법 쌀쌀했지만 다음날을 위해 샤워를 했다.

히말라야 트레킹 코스를 다녀온 경험에 비추어 당연히 뜨거운 물은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말레이시아의 따뜻한 날씨에 익숙해져서인지 냉수 마찰을 할 때마다 섬뜩섬뜩했다.

그렇게 간단히 샤워를 마치고 방에 돌아와 산장을 둘러보았다.

침구나 전기 시설은 히말라야 산장보다는 잘 갖춰져 있었다.

하지만 전기 부족한 건지 콘센트가 방에 보이질 않았고

로비 레스토랑에서 제공하는 1인당 1시간의 핸드폰 충전기회만 주어졌다.

잠시 뒤, 방에 나머지 투숙객이 들어왔다.

참고로 방마다 투숙인원은 다르지만

내가 사용하는 방은 2층 침대가 양쪽으로 2개가 있어 총 4명이 묵는 방이었다.

나를 제외하고 3명이 같은 일행인 것 같았다.

20대의 젊은 중국계 친구들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제법 운동하던 친구들이었다.

그 친구들은 산행이 처음이 아니라고 했다.

군살없는 몸매며 다리 근육들을 보아 운동 꾀나 하던 친구들 같았다.

이 친구들도 여유가 있어 보였고

마침 추운 산장 날씨에 맞게 30도가 넘는 양주를 마시라고 주었다.

가볍게 몇 잔 걸치면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시간을 보냈다.

역시 여행의 맛은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이야기하는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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